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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준비와 입국 - 항공권 예약과 eTA, 입국 수속

· 약 17분

1. 캐나다 밴쿠버 뚜벅이 여행기

2. 여행 준비와 입국 - 항공권 예약과 eTA, 입국 수속

항공권 예약하기

여행을 떠나는 걸 자꾸 망설이고 있다면 일단 교통편과 숙박을 큰 고민하지 말고 일단 예약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특히 여행 날짜까지 최소 몇 주에서 몇 달 정도 텀을 두면 좋다. 실제 여행을 가는 시기는 한참 나중이니 당장 여행 준비를 할 부담을 덜 수 있고, 환불하기는 번거로우니 어떻게든 여행을 가게 된다. 이번 밴쿠버 여행의 경우 캐나다에 이민 간 지인의 집에서 머물 예정이었기 때문에 일단 항공권부터 예약했다. 퇴사 후 쉬는 기간이다보니 일정의 제약도 없었고 가장 비행기 값이 쌀 때 가면 되겠다 싶었다.

내가 예약한 항공권은 캐나다 밴쿠버 국제 공항 직항이었고, 항공사는 Air Canada였다. 가격은 엄마와 나 합쳐서 2명에 왕복 275만원이었는데, 이 정도면 꽤 싼 가격이라고 한다. 경유해서 타기엔 체력적 한계가 있는 엄마를 모시고 가는 여행이라, 무조건 직항으로 예약해야 했다. 캐나다 밴쿠버 직항은 거진 국내 항공사(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아니면 캐나다 항공사 Air Canada를 타야 했다. 국내 항공사 가격이 Air Canada에 비하면 몇십만원에서 백만원 정도 더 비싼 편이었다. 캐나다 정도 되는 나라의 메인 항공사면 크게 서비스 질이 부족할 리도 없어서 가격이 싼 Air Canada를 택했다.

항공권 검색은 네이버 항공권 예약, Skyscanner 등 몇 개의 항공권 예약 서비스를 살펴봤다. 사실 이런 가격 비교 사이트 중에서 특정 사이트가 유독 싼 가격을 제공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대충 2-3개 정도의 사이트만 둘러보고 가장 싼 가격으로 예매하는 것이 속 편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유독 싼 가격으로 예매할 수 있었던 것은 그냥 충분히 일찍 예매했기 때문이었다. 9월 중순에 출발하는 비행기였는데 5월 말 쯤 예매했기 때문에 얼추 4개월 정도 미리 예약한 셈이다.

eTA 신청하기

해외 여행을 자주 다닌다면 한국이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나라가 많아서 편리하다는 점을 느낄 것이다. 캐나다도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며 최대 6개월간 비자 없이 체류할 수 있다. 다만 전자 여행 허가(eTA)를 받아야 한다. 신청은 온라인 신청 페이지에서 아무때나 가능하다. 한국어 PDF 가이드 파일을 제공하지만 신청 페이지 자체는 영어로 되어 있다. 하지만 간단한 질문들이기 때문에 브라우저 번역 기능을 켜두면 영어를 몰라도 신청하는 데 큰 지장은 없을 것 같다. 남을 대신해서 신청하는 것도 가능해서 영어가 가능한 사람에게 부탁하는 것도 방법이다.

내 여권 번호나 여행의 목적 등 간단한 정보를 물어보기 때문에 크게 어려움 없이 신청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마지막에 수수료 결제 화면이 나오는데, 해외 결제가 가능한 카드(VISA, Mastercard 등)가 필요하고 캐나다 달러로 7달러가 결제된다. 23년 9월 기준 환율은 약 1,000원이어서 대충 1인당 7천원이 필요하다. 결제까지 완료하면 즉시 내 이메일로 승인 안내 메일이 온다. 이렇게 승인된 eTA는 내 여권 정보에 알아서 연결되기 때문에, 캐나다 입국 심사시 eTA 관련 서류를 보여준다거나 할 필요는 없다. 혹시 몰라서 승인 번호를 메모해두기는 했지만 쓸 일은 없었다.

eTA 승인 결과 안내 이메일 eTA를 신청하고 수수료 결제까지 끝내면 그 즉시 받게 되는 이메일 화면.

인천 공항에서 비행기 탑승, 처음 타 보는 Air Canada

eTA 신청이 끝났다면 행정적인 입국 준비는 바로 끝난다. 이제 비행기만 타면 되는데 [Air Canada 앱]을 깔아두면 은근 도움이 된다. 비행기 출발 시간 24시간 전에 모바일 체크인 푸시 알림이 오는데, 미리 해두면 공항에서 짐 부치기만 진행하면 된다. Air Canada는 무료 수하물이 1인당 23kg 캐리어 1개였다. 가는 길에 모바일 체크인을 끝내 두고, 인천 공항 Air Canada 카운터에서 짐 부치기만 진행했다.

한국 직항편이어서 그런지 기내 서비스 언어는 캐나다 공용어인 영어, 프랑스어, 그리고 한국어로 진행된다. 승무원 분들 중에서 동양인이 여럿 있었고, 아마 한국인인 것 같은 분들도 있었다. 좌석 모니터에서 볼 수 있는 무료 콘텐츠가 꽤 많았다. 다만 한국어 자막이 모두 붙어있지는 않고, 일부 콘텐츠에만, 그것도 자막이 아니라 더빙만 지원하는 경우도 꽤 있었다. 모든 좌석에는 충전용 USB 포트가 붙어있지만 내가 앉았던 자리는 포트가 헐거워져서인지 제대로 충전이 되질 않았다. 미리 보조 배터리를 들고 가서 별로 문제되진 않았지만 전자기기를 오래 쓸 생각이라면 특히 나처럼 시간 때우려고 닌텐도 스위치를 들고 간다면 보조 배터리를 따로 챙겨가는 게 좋을 것 같다.

가는 비행기는 9시간, 오는 비행기는 11시간 정도 걸렸는데 기내식은 2번 나왔다. 오는 비행기의 경우 2시간이 더 걸려서인지 중간에 조그만 참치 샌드위치가 간식으로 나왔다. 기내식은 거의 돼지고기 아니면 소고기인데 그 중 하나가 한식이고 다른 하나가 양식이었다. 외국 음식 못 먹는 편이라 매번 한식을 골랐는데 대한항공, 아시아나 항공에서 먹던 것에 비하면 아무래도 맛은 좀 아쉬웠다.

에어 캐나다 좌석 모니터 화면 좌석에서 볼 수 있는 모니터 첫 화면. <식사 및 쇼핑> 메뉴에 있는 식사, 음료 버튼을 누르면 기내식에 제공되는 메뉴와 음료 종류를 미리 알 수 있다.

입국 수속

3분이면 끝나는 입국 수속 때문에 줄 서기만 1시간

해외 여행을 워낙 오랜만에 가는 거라 은근히 입국 수속이 신경쓰였는데, 특히 영어를 모르시는 엄마가 입국 수속에서 무언가 질문을 받을 상황이 걱정이었다. 그래서 다이어리 종이 한 장을 뜯어다가, 보통 입국 수속에서 물어보는 질문을 영어로 적어서 뭐라 물어보면 이걸 보여주면 된다고 드렸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다. 입국 수속 절차가 키오스크로 내가 직접 하는 식이어서 막상 사람 심사자가 하는 일은 키오스크 결과지랑 여권을 보고 확인하는 것이 전부였다.

밴쿠버 공항 입국 수속장 밴쿠버 공항 입국 수속장. 배배 꼬인 줄을 따라 한참을 기다리면 사진 중앙 아래쪽에 보이는 사람 키 만한 키오스크에 도달하게 된다.

비행기에서 내리면 대충 다른 사람들이 가는 방향 따라서 쭉 걸어가면 된다. 꽤 긴 거리를 걷고 나면, 적어도 수백명은 되보이는 사람들이 꼬불꼬불하게 만들어져있는 가이드라인을 따라 줄 서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한참 동안 줄을 따라 걷다보면 사람 키 만한 키오스크에 순서대로 배치된다. 이 과정이 꽤나 스트레스였는데 한정된 공간 안에 최대한 많은 사람이 줄을 서도록 만들어둔 것은 알겠는데 정작 키오스크에 사람이 한 명씩 배치되도록 하는 줄의 배치가 영 이상했다. 구석에 멀쩡해보이는데 사람이 배치되지 않는 키오스크가 한 10개는 있었다. 이미 키오스크 입국 수속을 끝낸 사람들이 사람 심사자를 만나러 이동하는 줄의 방향에 있는 키오스크다보니 쓰이지 않고 방치된 것 같았다. 키오스크를 한 곳에 모아두고 줄의 방향을 더 직관적으로 만들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줄을 따라 가면서도 왠지 한 번 왔던 곳 또 온 거 같다던지, 중간에 갑자기 줄이 두 방향으로 갈라지는 데 안내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알아서 가야 한다던지, 기계가 비어있는데 가라고 안내하는 사람이 없어서 마냥 기다린다던지, 빨리빨리의 화신인 한국인 눈에는 답답한 구석이 많이 보였다.

위 영상 첫 도입부부터 바로 입국심사 키오스크 사용법이 나온다.


그래도 키오스크가 있다는 사실 자체는 좋았는데 한국어 메뉴를 지원해서 입국 심사자와 영어로 어렵게 대화할 일이 없었다. 키오스크 첫 화면에 바로 언어를 선택하는 화면이 있고, 화면에 나오는 지시에 따라 진행하면 된다. 여권을 스캔하고, 여행 목적과 가져온 물품에 대한 주의사항 등 흔히 입국 심사에서 확인하는 점들을 입력한다. 하나의 기계로 여러 명을 진행할 수 있어서 일행이 있다면 한 기계로 같이 진행하면 된다. 모든 정보를 입력하면 기계 아래 쪽에 종이가 하나 출력되는데, 그걸 들고 다시 줄을 서면 또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 한참을 기다리게 된다. 해외에서 한국에 들어올 때는 입국 심사대에 1명씩 서야 하는 데, 여기는 기계 1개당 일행 모두가 입국 심사를 진행해서인지, 사람 심사자에게도 1명씩 가지 않고 일행과 같이 가는 식이었다. 키오스크에서 출력된 종이와 내 여권, 일행의 여권을 모두 건네주면 심사자가 간단히 확인하고 절차는 끝난다.

캐리어 배송을 대체 어떻게 하는 걸까

그러면 이제는 짐만 찾으면 되는데 갈 때도 올 때도 Air Canada였고, 두 번 모두 짐이 망가져서 도착했다. 캐나다 도착할 때는 캐리어 2개 중 1개의 천 덮개가 아얘 사라져있었고, 네임택은 고리가 뜯어진채로 사라져있었다. 천 덮개가 찍찍이로 고정되는 식이라 아마 네임택과 함께 어딘가에 걸려서 그대로 뜯겨져 나간 게 아닐까 싶었다. 캐리어 1개라도 살아남아 다행이었지만, 그 캐리어도 한국에 돌아올 때 덮개의 옆면 한쪽이 뜯겨져있었다. 특히나 밴쿠버 도착했을 때 몇 몇 캐리어는 레일에서 나오지 않고 엉뚱한 곳 바닥에 쌓여있기도 했다. 겨우 두 번 탄 거라지만 갈 때도 올 때도 이렇다보니 Air Canada의 캐리어 배송에는 조금 문제가 있는 것 같았다.

우여곡절 끝에 캐나다 도착!

9시간 비행보다 입국 수속 기다리는 게 어째선지 더 힘들었지만 어쨌든 도착했다. 초대해주신 지인께서 데리러 와주셔서 집까지는 편하게 차로 이동했다. 처음 하루 이틀 정도는 집 근처 정도만 구경하고 시차 적응을 하며 쉬었다. 이제 슬슬 돌아다닐 때가 되었다 싶을 때쯤 대중 교통 이용 방법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1. 캐나다 밴쿠버 뚜벅이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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